나는 정말로 내 꿈에 전념하고 있는가?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잠입자’
‘잠입자’는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중에서 가장 접근하기 용이한 작품이다.
영화는 ‘금지구역’ 속에 잇는 ‘비밀의 방’을 찾아 탐험을 떠나는 공상과학적 설정을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다.
이 비밀스러운 금지구역은 오래전 어떤 혜성이 떨어졌던 곳으로, 그 안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비밀스러운 방이 있다. 그 방에 들어가면 그 사람의 진정한 소원이 실현된다.
이곳의 안내인이었던 한 남자는 이 비밀의 방에 이르러 소원을 빌고 난 뒤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살하고 만다. 왜냐하면 그가 비밀의 방에 들어간 목적은 그가 사랑하는 아픈 동생을 살려 달라고 하는 소원 때문이었는데, 정작 동생은 죽고 자신은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그의 무의식 속의 진짜 소원은, 그 자신조차 부인하고 싶었겠지만, 동생의 건강보다도 자신이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던 것.
한 남자가 자신을 ‘소설가’라고 소개하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그를 향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다고 부러워하는 회사원이나 주부 등 사람들의 반응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그는 심히 의심스럽다.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단 말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지? 당신이 무의식 중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회사원이나 주부로서 안정된 삶을 살면서 소설가나 화가를 보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겠어요.”라고 말하는 바로 그 삶이 아닐까’
소설가인 그에게는 ‘나의 진짜 꿈은, 한때 나도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적이 있지, 하고 말할 줄 아는 샐러리맨, 그래서 낭만성까지 갖춘 듯한, 그러나 어쨌든 경제적으로 안정된 대기업 충성-샐러리맨이 되는 것이었습니다’라는 소리로 들릴 것이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내세운 의식적 꿈과 실질적으로 욕망하는 자신의 무의식적 꿈은 전혀 딴판일 수도 있다.
‘비밀의 방’에 들어갔다 나온 후를 상상을 해보라.
나는 작가가 되어 있을까? 부자가 되어 있을까?
예술가에게 ‘정직’이란 무엇인가?
도덕적 창작과 실질적 정직
우리 인간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존재다.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는 이렇듯 언제나 크고 작은 견고한 간극이 놓여 있다. 이것은 마치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같다.
흔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의도로 거짓말하거나 사기를 치지 않으면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예술가 혹은 자유인으로 살아간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의도로 거짓말하거나 사기를 치지 이전에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하거나 사기를 치고 있지나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자기 내면의 정직을 우선시 해야 한다. ‘일반인’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시선을 중지사며 살아가지만 ‘예술가’는 스스로 들여다보며 스스로의 시선과 생각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글쓰기를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실질적 정직의 글쓰기
살아 있는 글쓰기 또한 실질적 정직을 통해서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글쓰기의 기본은 산문이다. 산문이란 말 그대로, 풀어헤치는 방식의 글이다. 살면서 겪은 일에 대해 정확하게 풀어서 서술하고자 한 결과물이 산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관습적으로 넘어가는 문제들, 대충 뭉뚱그려 생각하는 문제들, 혹은 순간적인 긴장,불편,짜증,통증 정도로 여기며 스쳐 지나가는 문제들, 혹은 두렵거나 난해하거나 복잡해서 마주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언어로 촘촘히 풀어헤침으로써 그 문제들, 그 감정과 감각들 속 에 숨어 있는 진실을 발견하고, 그것이 징후하고 예언하는 바를 찾아내는 언어행위가 산문적 글쓰기이다.
실질적 정직은 이러한 산문적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동력이다.
그리고 이런 실질적 정직의 자세를 유지하면, 특별히 공부나 지식이 대단치 않더라도 그리고 경험이나 재능이 유별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적인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끝없이 자기 마음 속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전태일, 타락한 정신
오늘도 보람 없이 하루를 보냈구나. 하루를 보내면서 아쉬움이 없다니, 내 정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이야.
- 전태일 일기 중에서
절대빈곤의 처지에서 자기 인생의 거의 유일한 사랑의 감정도 포기해버리고, 검정고시를 보려 애쓰고, 자기 차비로 여공들 점심을 사주고 자신은 밤새 걸어 귀가하다 통근 시간에 걸려 파출소에 잡혀 밤새워야 했던 삶을 살았던 전태일. 이렇듯 하루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나서도 아쉬움 없이 잠자리에 들면, 스스로를 타락한 영혼이라고 다그치는 정신. 이 정신이 전태일을 영원히 아름다운 청년으로 남게 하는 힘이 아닐까.
열심히 살고도 스스로 아쉬워하는 후회하는 전념의 자세만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의 생은 얼마나 놀라운 폭발을 일으킬까.
나는 정말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하루의 계획표를 짜고 있는가?
전념
말로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서, 실제로는 좋은 글을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말로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면서 사실은 연예인이나 직장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언제나 겉멋을 내고 이런 모임 저런 모임에 기웃거린다. 말로는 가난할지라도 자유로운 예술가의 길을 걷겠다면서, 언제나 돈과 브랜드에 민감한 채 필수불가결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따위로 시간을 허비한다. 말로는 글을 쓰고 싶다면서 예술가의 감수성과 실험정신은 전무한채로, 중산층의 모럴과 예의바른 행동만을 생활의 모범으로 삼는다.
정말이지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포즈만 취하고 있다.
교모하게도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나는 과연 정말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하루의 계획표를 짜고 있는가. 모니터와 마주쳐야 하는 외로움으로부터 조금이라도 회피해 보려고 쓸데없이 오랜 웹서핑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비록 중요하지만 그러나 글쓰기보다는 덜 중요한 어떤 모임에 굳이 참석하여 하루를 낭비하지는 않았는가.
꿈과 현실은 다를 수는 잇지만 분리될 수는 없다. 가령 사진작가를 꿈꾸는 샐러리맨이 있다면 그는 틈나는 대로 사진과 관련된 정보를 탐색할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보고 동호회에 가입하고 강의를 들어보는 것은 물론, 무수한 사진을 직접 찍고 현상해 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시회를 열고자 애쓸 것이다.
정말로 무엇인가를 꿈꾸는 사람은 말 그대로 꿈이라도 꾸지 않을 수 없다. 현실적 형편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하다못해 꿈속에서라도 그 무엇인가를 하는 꿈을 꾸게 된다.
당신이 정말로 글을 쓰고 싶다면 메모지라도 항시 소지하고 다닐 것이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현재 가장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항상 갖고 다닐 것이다. 잠드는 쪽의 벽지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구나 문장들을 적어 놓고 읽다가 잠들 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꿈꾼다면 오늘 즉시 당신의 행동에, 그것이 미미한 변화일지라도 어떤 구체적인 변화가 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변하기 마련이다. 의식뿐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전체로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 삶에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나는 정말로 내 꿈에 전념하고 있는가?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
단시 말로만 꿈꾸고 의식적으로만 꿈꾸는 게 아니라 무의식으로까지, 자신의 온몸을 다해서 ‘전념’ 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시인을 꿈꾸는 사람은, 어느 순간에든 어느 장소에서든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애쓴다. 멋진 자연 풍경이나 조용한 산 속에서만 세상을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그는 시인의 꿈에 전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회사의 긴 복도에 올리는 동료의 구둣발 소리나, 성질 더러운 상사의 말투나 표정까지도 시적 대상으로서 응용할 수 있다. 거꾸로 등단은 했지만 그리고 시집도 여러 권 냈지만 어느 순간 권위적으로 변하거나 속물로 변한 기성시인은 사실 시인답다고 할 수가 없다.
실질적 마음상태가 ‘시인’답다면 그가 누구든 그 즉시 그는 ‘시인’이다.
나를 바꾸는 글쓰기공작소의 ‘프롤로그’의 요약본으로 원문을 보시면 더 많은 예시와 자세한 설명이 있습니다.
글쓰기의 첫 단추를 어떻게 꿰어야 할까요?
자기 창조의 과정을 동반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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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개구리 독서클럽
2006년 이후부터 함께 쓰기를 한 <글쓰기 공작소>에서 드디어 독서모임을 시작합니다!
일명 ‘개구리 독서클럽’!
모든 책을 그냥 읽는 게 아니라, 어떻게 쓰여져 있는지를 함께 읽습니다!
읽기는 하는데, 쓰기가 잘 안되었다면? 그 이유 또한 궁금했다면?
참여를 추천드려요~
챗GPT가 있어 글쓰기가 편해졌다고요?
오히려 차별성을 가져야 하는 시대입니다.
나만의 생각문장으로 블로그, 보고서, SNS를 한다면
어쩌면 작은 차이가 남다른 큰 효과를 가져다 줄거예요 ^^
독서란, 더 나은 생각문장과 만나는 시간이다.
독서란, 눈으로 더 나은 생각문장을 따라 써보는 시간이다.
독서란, 나의 생각문장보다, 더 나은 생각문장을 장착하는 시간이다.
독서란, 작가만큼 고투하면 얻게 될 미래의 나의 생각문장을 지금 바로 만나보는 시간이다.
‘읽기가 일으키는 온갖 종류의 사건들’, ‘읽기를 통한 쓰기, 쓰기를 위한 읽기’라는 주제로
이만교 작가님의 특강도 2회가 준비되어 있으니
1석 2조가 아닐까요~?
지금까지와는 ‘개구리 독서클럽’으로
나의 생각을 만나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추천대상
- 독서는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하신 분
- 읽기는 하는데 쓰기가 잘 안되서 답답하신 분
- 소설읽기가 무엇인지,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분
- 중고등학교식 ‘교과서 소설읽기’에서 벗어나 ‘문학적 소설읽기’를 해보고 싶은 분
- 문장과 문단을 깊게 읽고,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
- 나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첫걸음을 해보고 싶으신 분
📕 도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문예출판사 추천)
📅일정 및 커리큘럼
10.07(월) 시작특강 '읽기가 일으키는 온갖 종류의 사건들'
- 읽기란 무엇일까.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 나는 왜 읽기만 하고 쓰지는 못할까.
10.08(화)~10.15(화) 매일 읽고 나누기 *카톡방 인증
10.16(수) 피드백 특강 '읽기를 통한 쓰기, 쓰기를 위한 읽기'
- 소설이란 무엇일까.
-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까.
- 어떻게 소설을 읽어야 할까.
💰참여 비용 및 혜택
참여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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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공작소’ 다음 카페 비회원 :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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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 특강 모두 참석하고, 매일 단락 인증 완주시 11월 독서클럽 5,000원 할인